성기사는 누구나 마음속에 "심판풀셋"을 품고 있다.

오리지널 당시에는 성기사뿐만이 아니라 모든 직업들의 연구가 덜 진행되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모든 클래스가 티어셋이 진리인 줄 알았던 시대이기도 했습니다. 특히 성기사가 더욱더 이로 인해, 제대로된 성능을 발휘하지 못한 클래스 중 하나였습니다.

 

이때만 해도 화산심장부 메인탱커는 화저가 안 붙은 용맹풀셋을 입은 전사가 다수였습니다. 덕분에 화산심장부 최종보스는 용암거인 2마리인 줄 알기도 했었지요. 아무튼, 이러한 오리지널도 막을 내리고, 와우 오리지널 프리 서버만 10년 넘게 파온 우리의 서양 고인물들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성기사의 BEST 레이드 셋은 판금이 아닌 천~사슬을 섞어 입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는 성기사 뿐만이 아니고 전사에게도 적용되는데..전사도 "데빌사우르스 셋템"을 입는 등 기형적인 모습을 보여줘야 레이드에서 딜이 잘나옵니다.

 

 

 

이에 따라 우리의 성스러운 성기사들은 판금을 던져 버리고, 스트라솔름 후문 최종보스인 남작께서 드랍하는 민트로브(고귀한 자의 로브)를 반강제적으로 입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게 말이 로브이지, 거의 치마에 가깝습니다. 거기다가 색깔도 아리따운 민트색입니다. 

 

인간 여자 성기사면 그나마 고귀한자의 로브를 입어도 봐줄만 합니다. 그래서 성기사인데도 불구하고 민트로브 입고 사제 코스프레를 하는 사람들도 간혹 있습니다.

 

 

 

 

 

하지만, 남캐가 천떼기 입고 힐을 하면 진짜 이럴 해괴망측한 변종도 없습니다. 그래서 아래와 같은 짤도 나왔습니다.

네? 공감이 안간다고요? 그건 당신이 성기사 유저가 아니라서 그렇습니다. 실제로 이 짤을 저희 길드 단톡방에 올리니 성기사 유저들만 "ㅋㅋㅋㅋㅋㅋㅋ"하면서 빵터지더군요. 성기사가 아닌 유저들은 성기사의 이러한 심판풀셋에 대한 로망을 모릅니다.  더불어 지휘크리도요...


아니 그러면, 집행풀셋이라도 입으면 되잖아??

제가 아직 집행셋을 다 모으진 않았지만, 천~사슬을 섞어 입은 성기사 BIS템과, 집행4피스를 섞은 스탯을 비교해보겠습니다. 

 

BIS셋

치증: 465

마나: 4500

 

집행셋

치증: 339

마나: 5200

 

집행 4피스만을 입었을 뿐인데, 치증은 100가량이 떨어지고, 마나통은 700정도 올랐네요.  그러면 "비슷비슷하거나,집행이 더 좋을 수 있는 거 아니야?" 라고 반문을 하시는 분들이 있으실텐데 적어도 레이드에서 만큼은 전자의 BIS템이 더 좋습니다. 일단 레이드는 온갖 클래스들의 버프를 받으며 진행을 합니다. 그래서 마나통이 부족한 것은 버프로도 해결이 가능합니다. 

 

더불어 지금의 레이드는 기껏해야 보스잡는데 2분 컷입니다. 마나를 다 쓸일이 거의 없다는 뜻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장기전에서 중요한 마나통보다는, 순간의 생존력을 살려주는 "치유력" 옵션이 더 성기사에게 중요한 스탯으로 자리매김한 것입니다.

 

뭐 그렇다고 집행셋이 쓸모가 없는 것만은 아닙니다. 보통 집행풀셋은 심판풀셋을 맞추기전 PVP용으로 쓰이는 편입니다. 일단 판금이라 단단하고 전장에서는 치증보다 방어력+체력+지능과 같은 깡스탯이 더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추가로, 전장에서 민트로브 입고 갔다가는 영롱한 저 치마색깔 때문에 타겟팅이 되기 십상입니다.)


유독, 심판 풀셋이 각광을 받는 이유는?

집행풀셋(1티어)                                                   심판풀셋(2티어)                                           응징풀셋(2.5티어)

 

 

 

일단, 심판풀셋은 치마룩인데도 불구하고 간지면에서 역대급 티어셋입니다. 치마룩이지만, 민트로브처럼 방정맞은 치마룩이 아닌 나름 절제되고 권위감이 느껴지는 치마룩입니다. 여기다가 전설 아이템인 설퍼러스까지 들어주면, 호드의 뚝배기를 지휘크리로 날려버리면서 심판하는 그야말로 성기사 그 자체가 되어버립니다. (참고로, 설퍼는 박휘껍니다.)

 

더불어 집행셋에는, 치증만 붙어있지만, 심판셋부터는 티어셋에 '주문력" 옵션이 들어갑니다. 즉, 힐뿐만이 아니라 주문피해도 늘어난다는 점이라, 성기사의 공격적인 활용이 가능해집니다.  물론 심판셋에도 아쉬운 점이 있으니 바로 "치명타"옵션이 없다는 점입니다. 이건 훗날 안퀴라즈 응징셋에서 붙는데, 뭐 주문력만 붙어있어도 나름 "스펠라딘"이라는 성기사의 운용이 가능해져서 이때부터가 성기사의 전성기라고 봐도 과언이 아닙니다.

 

 

 

 

더불어, 심판셋부터 티어셋효과도 엄청 좋아집니다.

 

좌측 집행 세트효과, 우측은 심판 세트효과인데, 블리자드에서는 성기사를 떼리면서 힐을 하는 컨셉으로 클래스를 설계한 듯합니다.

 

하지만 실제로 성기사는 떼리면서 힐을 하는 것이 아닌 그냥 사제처럼 뒤에서 힐을 하는 게 다입니다. 그래서 집행풀셋의 세트옵션은 계륵과도 같습니다. 하지만 심판셋의 세트효과는 뭐하나 버릴 것이 없습니다. 더불어 풀셋이 모였을때 60~66 추가 신성피해는 "스펠라딘"을 할 때 진정한 효과를 발휘하는 사기옵션입니다.


평소에는 판금템 입으면서 잘 놀다가, 인던만 가게되면 힐러로 가달라는 길드원들의 요청 때문에 은행에 숨겨둔 민트로브를 꺼내입으면서 쓴 뻘글이었습니다.

(아 심판풀셋 마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