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우 클래식 - 오리지널 시절 기억에 남는 드루&냥꾼 유저

듀로탄 서버의 타노스,  균형은 지켜져야 한다. - "써크라인"

'써크라인'은 듀로탄 서버 호드의 남성 타우렌 드루이드로, 얼라 Lv.20~30 맵인 그늘숲에서 수많은 뉴비들을 학살하며 악명을 떨쳤습니다. 오리지널 당시 만렙이었던 60레벨을 찍자마자 아이템 파밍도 포기하고 그늘숲으로 출근했다고 알려져 있으며, 거의 하루도 빠짐없이 6개월 이상 저레벨 유저들을 학살했습니다. 일부 얼라 유저들은 그늘숲에서 수월한 퀘스트를 진행하기 위해 일부러 그가 출근하는 시간대를 피해 새벽에 그늘숲에서 퀘스트를 진행헀다고도 합니다.

써크라인의 활동 무대는 그늘숲의 까마귀언덕 묘지였습니다. 당시엔 까마귀언덕 묘지에서 죽을 경우 멀리 있는 다크샤이어 무덤으로 이동했는데, 까마귀언덕 묘지에서 써크라인에게 썰린 얼라이언스는 심각한 스트레스를 받을 수밖에 없엇습니다. 만렙이 와서 꼬장트는 것도 짜증나는데 부활하려고 달리는 시간도 오래 걸리고, 게다가 부활하자마자 다시 죽기 일쑤였으니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하겠습니까?

 

그중에선 '본캐 레벨업 하면서 써크라인에게 신나게 썰렸는데, 부캐 키울때도 다시 만나게 되더라'하는 이들이 있을 정도였습니다. 심지어 어떤 분은 부캐를 무려 3번이나 키우면서 3번 다 만났다고 합니다. 이때 와갤(와우갤러리)의 듀로탄 얼라들은 써크라인을 피해 물속에서 사냥하자는 캠페인을 펼치기도 했을 정도였습니다. 물론 이건 개드립으로, 당시 그늘숲에는 물 속에서 사냥할 만한 퀘스트나 몹이 없었을 뿐더러 설령 그런 게 있더라도 드루이드의 물개 변신 때문에 더 심하게 관광당했을 가능성만 높았습니다. 아예 다른 지역으로 가자니, 다른 곳은 그늘숲을 대체하기에는 부적합했고, 비슷한 레벨대에 얼라이언스 유저가 갈만한 곳은 저습지 잿빛 골짜기였는데, 둘 다 맵이 넓고 퀘스트 밀도가 낮은 데다 인스턴스 던전도 없어 접근성이 영 좋지 않았습니다. 드워프, 노움, 나이트엘프 유저들도 그늘숲에서 레벨업하던 판이었을 정도니 그만큼 그늘숲은 얼라이언스 저레벨 입장에서는 이만한 레벨업 장소가 없었던 것이죠. 하지만 또 써크라인 입장에서는 이만한 저랩학살 노다지 장소도 없었을 겁니다.

이 때문에 얼라이언스 만렙 유저들은 그늘숲을 순찰을 돌면서 써크라인을 보이는 족족 쳐죽였지만, 써크라인은 은신과 인간형 추적 기술을 통해  빠져나가며 유유히 저렙들을 족칠 뿐이었습니다. 드루이드는 표범 변신 상태에서 은신한 채로 인간형 추적이 가능했고, 고양이 은신 이속이 매우 빨랐기 때문에 탈것도 없던 쪼랩들은 시체를 찾아도 도망가는건 불가능했고, 만렙이 오면 써크라인은 미리 숨으면 그만이니 얼라 만랩입장에서도 써크라인을 잡으려야 잡을 수도 없었습니다.

써크라인에게 털린 얼라 성박휘가 플레이포럼 듀로탄 서버게시판에 항의글을 남기자, 이에 써크라인은 리플로 "네 저는 당신을 기만을 하고 있는겁니다." 라는 드립을 날리며 조롱하기까지 헀습니다.

결국 6개월 동안 지속된 써크라인의 PK에 의해 두 가지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첫번 째는 유저들의 격렬한 항의에 의해 까마귀묘지 언덕에 무덤이 추가된 것, 두번 째는 듀로탄의 인구비율이 역전되기 시작한 것입니다. 그 당시에는 호드 인구가 얼라이언스 인구의 1/4 정도가 고작이었고, 듀로탄 서버도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써크라인이 악명을 떨치기 시작할때 써크라인에게 스트레스를 받은 얼라이언스 유저들이 게임을 접거나 호드로 전향했고, 다른 서버에서 소문을 듣고 정착하는 이들이 생겨나면서 호드 열세였던 듀로탄 서버는 서서히 비율이 맞아가기 시작하다 결국 인구비율이 완전히 역전되었습니다. 한국의 서버 중 호드의 인구 비율이 얼라이언스를 넘어서게 된 것은 듀로탄 서버가 최초였습니다. 

 

진영 밸런스의 수호자, 이번에는 얼라로 오십셔..그립읍니다.

그때 당시 무참히 썰렸던 얼라들의 증언을 바탕으로 복원한 "써크라인"의 몽타주


노예냥꾼 - "에센스가드"


와우 아즈샤라 서버의 DC소속 나엘 냥꾼으로 아즈얼라DC의 '동물이'라는 유저의 레이드 끼워준다는 말에 낚여서 문서 1000장을 목표로 몇 달 간을 실리더스에 있는 황혼의 망치단 야영지에서 보내며 황혼의 망치단 문서 앵벌을 했다고 합니다. 덕분에 길드도 없이 녹템만 앵벌만 하는 그를 짱깨로 오인하는 사람까지 생겨났고 에센스가드의 사연이 와갤에 알려지면서 와갤러들이 에센스가드 이야기를 본격적인 떡밥으로 몰기 시작, 순식간에 와갤의 대스타가 되었습니다.

사실 에센스가드 노예설은 '동물이'가 만들어낸 희대의 낚시에센스가드는 그저 본인이 좋아서 앵벌을 하는 뼛속부터 노예 냥꾼이었습니다. 어느 정도의 물건은 대가 없이 주고 받는 훈훈한 분위기의 아즈샤라 DC상 그냥 주고 받는 경우가 많았고 이를 이용해 '동물이'가 와갤에 고의적으로 퍼뜨려 에센스가드 노예설을 창조했던 것이죠. 


다음은 와갤러들이 에센스가드를 주제로 쓴 와갤문학입니다.

거추 하나 (피천득 - 은전 한 닢)

내가 아포에서 본 일이다.
녹템으로 도배한 찌질한 사냥꾼 하나가 레게한테 다가가 떨리는 손으로 거래창에 거추허리띠를 내놓으면서,
"ㅈㅅ한데 이 거추가 진짜 거추인지 아닌지 좀 보아 주십시오."
하고 그는 마치 선고를 기다리는 죄인과 같이 레게의 대화말을 쳐다본다. 레게는 그를 물끄러미 내려다보다가 허리띠를 이리저리 돌려보고 
"어이쿠 좋네요"하고 내어 준다. 그는 '좋네요'라는 말에 기쁜 얼굴로 거래창을 닫고 /비굴/감사/손인사/잘가 몇번이나 하며 간다. 그는 뒤를 자꾸 돌아다 보며 얼마를 가더니, 또 다른 레게를 찾아 갔다. 근처에서 한참을 꾸물거리다가 거래창에 거추허리띠를 내어 놓으며
"이것이 정말 거추허리띠입니까?"
하며 묻는다. 레게는 호기심있는 눈으로 바라보더니,
"이 거추를 어디서 닌자했죠?" 냥꾼은 /간청 /비굴 모드루
"아닙니다.아니예요."
"그러면 누가 양보라도?"
"이렇게 귀한걸 거저 얻을리 있겠습니까? 레이드가야 겨우겨우 얻을수 있는건데 누가 양보해주겠습니까? 어서 도로 주십시오." 
그 냥꾼은 /간청 하며 손을 밀었다. 레게는 웃으면서 
"좋소"
하고 거래창을 닫았다.

그는 얼른 거래창을 닫고 황망히 달아났다. 뒤를 흘끔 흘끔 돌아다보며 얼마를 허덕이며 달아나더니 별안간 우뚝 섰다. 서서 그 거추 허리띠가 제대로 들어왔나 인벤토리를 확인해 보는 것이다. /한숨 을 쉬며 그는 안도하며 웃는 것이었다. 그리고 또 얼마를 걸어가다가 어떤 골목 으슥한 곳으로 찾아 들어가더니 화로옆에 쭈그리고 앉아서 정신없이 인벤화면을 보고 있었다. 그는 얼마나 열중해 있는지 내가 가까이 간 줄도 모르는 모양이었다.
"그걸 어떻게 얻으셧죠?"
하고 나는 물었다. 그는 내 대화글에 놀라 인벤을 얼릉 닫고 떨리는 다리로 말을 소환하려고 했다.
"염려 마십시오..신고하지 않을테니"
하고 나는 그를 안심시키려고 하였다.

한참 머뭇거리다가 그는 나를 쳐다보고 이야기를 하였다.
"이것은 닌자한게 아닙니다.실수로 먹은 것도 아니구요. 누가 저같은 천민냥꾼을 레이드에 데리고 가겠습니까? 에픽하나 먹은 적이 없습니다. 파템 하나 먹을려고 인던가도 주사위저주로 인해 쉽지않죠. 더구나 누가 데려가 주는 사람도 없고 냥꾼은 필요없다 하여 자리구하기가 하늘에 별따기 였죠. 결국 앵벌을 시작했습니다. 이름난 사냥터는 호드 뒤치기에 늘 무덤가만 서성거렷습니다. 템이 깡패라 도핑하고 버프받고 덤벼도 언제나 눕는건 저였습니다. 이러기를 네달째 500골정도 모아서 이름난 뿌우 공대를 찾아가 무릎꿇고 간청했습니다. 제가 이 골드를 드릴테니 마결하는 거추를 저에게 달라 이렇게 겨우겨우 이 귀한 거추 허리띠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이 허리띠를 얻느라고 다섯달이 더 걸렸습니다."
그의 못생긴 뺨에는 눈물이 흘렸다.

나는,
"왜 그렇게까지 애를 써서 요새는 누가 쳐주지도 않는 거추 허리띠를 먹었단 말이오?
하고 물었다. 그는 다시 머뭇거리다가 대답했다.
"이 에픽 한 개가 가지고 싶었습니다."